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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졸업을 앞둔 6학년에게 하고싶은 말초보교사이야기 2019. 12. 1. 21:29
길어보였던 3주짜리 시간강사도 내일이면 3주차에 접어든다. 현재 4학년 영어와 6학년 도덕, 실과 교과를 가르치고 있는데, 확실히 졸업을 앞둔 6학년이 눈에 더 밟힌다. 겉으로 보기에는 대학생들과 큰 차이가 없는 학생들도 많지만, 속은 아직 여린 새싹처럼 연약하고 섬세한 학생들이 앞으로 사춘기와 중고등학생 시기를 잘 버틸지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된다.
4교시가 없다고 투덜거리는 학생들이 곧 중학생이 되면 7교시 시간표를 받게 될 것이고, 고등학생이 되면 교문 밖에 있는 시간보다 안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지게 될 것을 알까.
초등학교에서 보낸 6년의 시간과 중,고등학교에서 보낼 6년이 같지 않음을, 앞으로의 6년동안 많은 사람과 많은 일과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야한다는 것을 굳이 학생들에게 미리부터 겁을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학생들에게 앞으로 살아가는데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라떼는 말이야~" 부터 시작하는 흔하고 의미없는 잔소리가 아니라, 내 힘들었던 경험들과 느낀점을 어떻게 녹여내어 전달할지 생각해보았다. 물론 학기 말에 잠깐 스쳐가는 선생님에게도 관심을 주고, 열심히 수업에 참여해준 감사도 잊지 말아야지.
하고 싶은 말을 줄글로 적어 읽는 것보다 할 주제만 정하고 나머지는 그때그때 생각나는대로 진실되게, 자연스럽게 전할 예정이다. 내가 학생들에게 전달할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1. 공부가 가장 쉬운 것은 아니지만 원하는 꿈을 이루는 방법 중에서 가장 쉬운 길일 수 있다.
2.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끊임없이 찾아보고, 잘 모르겠다면 일단 공부를 해두자.
3. 음악,미술,체육 중에서 하나는 꾸준히 하자. 인생이 풍요로워진다.
4. 내가 하는 노력의 결과가 내가 원할 때에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노력은 어디가지 않는다.
5.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
6. 대부분의 규칙과 잔소리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나, 그 이유가 타당한지에 대해 계속 생각해보자.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정리해보니 너무 많은 것 같다. 메세지는 단순하고 강렬해야 와닿기 마련인데, 이렇게 장황해서는 안될 것 같다. 내일 새벽에 한번 더 정리해야할 듯 하다.
오늘은 한 주의 끝인 일요일이지만 동시에 12월의 시작이다. 마치 6학년의 졸업과도 같아서 살짝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하다. 내일부터 3주간의 수업의 마무리를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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