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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교권 및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와 원인
    초보교사이야기 2023. 9. 1. 19:43

    신규 때 조금 관리하다 잊고 살고 있었던 블로그에 대충 계산해 봐도 3년 반쯤? 만에 돌아오게 되었다.

    교사 재교육 과정, 국가가 인정한 노예(부장업무를 정식으로 받아 할 수 있기 때문) 인증서라고 할 수 있는 1정을 이번 여름에 받게 되었고 신규는 이제 4년 차 헌규가 되어버렸다.

     

    최근 학생의 교사 폭행 및 서이초 교사 사건 등으로 인하여 교육계는 매우 격양되어있다. 원인이 무엇일까? 짧은 교직 경력을 통해 원인을 '저경력 교사' 입장에서 찾아보자.

     

    1. 학부모 민원, 문제 행동 학생에 대한 브레이크가 존재하지 않음.

    아동학대로 신고만 들어가도 바로 담임 배제부터 시작하고, 대부분의 경우가 무혐의로 나오지만 교육청의 추가 징계. 소송을 거는데 학부모는 소송비를 국가에서 지원받고 무고죄가 없기 때문에 '아님 말고'식의 소송이 빈번하다는 점.

    소송까지 가지 않더라도 지속적인 민원으로 담임을 교체해버릴 수 있고, 학생의 문제 행동을 제지할 방법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또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학생이 다른 학생을 폭행하고 있어도 이를 말릴 방법은 '멈춰!' 밖에 존재하지 않았었다. 오늘부터는 학생들 안전에 문제가 되는 행동을 할 때 손을 잡는다는 등 물리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는데 이를 꼬투리 잡아 아동학대, 폭행으로 신고가 들어오면 역시 담임 배제 및 소송은 교사의 몫이 되는 건 변함이 없다.

     

    2. 늘어나는 책임, 명확하지 않은 권한.

    학원에서 다툼이 벌어졌다? 학교폭력

    동네에서 싸웠다? 학교폭력

    폭력의 기준이 매우 모호하게 정의되어있고 결국 이는 '우리 애가 속상해요'가 되면 학교폭력이 되는 마법을 볼 수 있다. 그 일이 학교에서 벌어지지 않더라도, 학교 일과 시간에 벌어진 것이 아니어도 학교폭력이다. 교사는 모든 일을 교실에서 업무를 하고 있더라도 모두 파악하고 있어야만한다.

    그렇다면 실제 이를 조사할 권한은 있는가? 당연히 없다. 예를 들어보자. 방과 후에 카카오톡으로 놀리고 욕을 했다고 우리 애가 울고 있다고 학부모의 민원이 들어왔다. 이를 조사해야 하는데 학생의 핸드폰을 들여다볼 권한이 없다. 그런데 조사는 교사 몫이고, 학교폭력 사안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해결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학교에서 내놓는 답은 둘 중 하나이다. 교사가 위험을 감수하고 검사를 하거나, 학생을 증거 없이 윽박지르거나. 아니면 학부모와 아이를 잘 달래는 수밖에 없다. 왜 내가 애와 학부모를 달래고 넘어가주십사 간청해야 하는가?

     

    3. 주먹구구식 일처리와 공무원식 무사안일주의적 사고

    교사 집단 또한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자. '우리 반이 아닌데 뭐, 저 학년에 배정 안 받아서 다행이다.', '학교폭력 사안 커지지 않게 학부모와 아이 잘 달래주세요' 등 일을 커지지 않게 마무리하고자 하는 부분 또한 존재한다. 물론 교사가 권한도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만들어두었기 때문에 무기력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는 것도 맞지만, 여기서 하나의 원인이 더 등장하게 된다.

     

    4. '교육', '안내'로 모든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일하라고 공문만 보내는 교육청 및 교육부, 관리자라는 이름을 달면서 뭘 관리하는지 모르겠는 교장과 교감, 승진 예정자

    민식이 놀이라는 것이 최근에 유행한다고 한다. 민식이 놀이를 하지 말라는 교육을 하라고 공문이 내려온다. 주는 자료는 없거나 유치원생들도 아는 교통안전 내용뿐이다. 학생들이 '도로에 누워있으면 위험하다는 걸 몰랐는걸? 앞으로는 하지 말아야지!' 하겠는가. 잘못한 부분을 못하게 막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 부분은 외면한 채 관심과 사랑, 교육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건지, 책임지기 싫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교육지원청은 교육'방해'청이라는 멸칭이 생길 정도로 하는 일이 없다. 주의하고 교육하라는 공문은 도대체 왜 보내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아니 사실 알고 있다. '책임면피'. 모든 사건 사고는 담임교사가 교육을 안 해서라는 핑계를 대기 쉬우니까. 우리는 교육하라고 했다고!라는 핑곗거리에 불과하다.

    교육부, 교육청이 저러는 것도 열받는데 교장과 교감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게 0선생이 잘 가르쳤어야지', '평소에 00교육 한거 맞아? 증거 있어?', '나는 몰라. 담임이 알아서 사고 안 나게 잘 지도해'라고 무책임한 자칭 '관리자'는 학교 내 교원을 관리하는 게 아닌 자신의 연금이 무사한지 관리하는 것처럼 보인다.

     

    5. 순진한 교사 집단

    3번 항목과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굳이 따로 적어본다. 교대에 입학하려면 전형에 따라 다르지만 높은 내신을 요구한다. 이는 교사 집단을 교사, 부모의 지시에 순종적인 성향의 사람들로 채우게 되는 모습으로 연결된다. 말도 안 되는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작은 민원에도 반드시 대응해야 하는 책무감을 지나치게 느끼거나 본인이 아파도 출근은 꼭 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나쁘다는 게 아니다. 이러한 책임감과 소명감으로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을 이끌어왔고 소중한 가치이다.) 문제를 제기해야 할 때 이를 말하지 못하는 쫄보력 등 생각해 보면 학교에서 인정받는 착한 모범생이 갖추어야 할 필수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정치 기본권도 갖추지 못하니 자연스럽게 구조적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 채 이를 개인의 부족함과 책임으로 연결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본인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닌데 안타까울 따름이다.

     

     

     

     

    어렸을 때 선생님들에게 들었던 말 중에 아직도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는 기름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서 인적자원이 정말 소중하다. 너희가 국가 경쟁력이다."

     

    학교 현장이 무너진 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또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까?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 쓰다 보니 몇몇 교원 단체에 대한 생각이 들지만 이는 추후에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또 위에 적은 원인 말고도 꼭 글로 남기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다른 글로 정리할 생각이다.

     

    ++ 혹시나 싶어 추가하는 부분) 예전처럼 학생들을 줘 패는 등 체벌 부활을 바라는 교사는 없다. 부모도 애를 못 때리는데 교사가 어떻게 감히? 문제 행동 제지, 이에 대한 교사 개인의 감정적 대응이 아닌 제도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이상하게 물타기하는 말들이 요새 들려와서 사족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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