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교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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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할 용기와 받는 아량에 대해서초보교사이야기 2019. 12. 5. 08:07
수요일은 학생도, 교사도 모두 좋아하는 날이다. 수업이 4교시밖에 없고 잔반없는 날로 급식이 맛있는경우가 많다. 특히 이번주 수요일은 4반 모두 영어 시험을 보는 날이라 아주 무난하고 편한 날일 것이라 생각했었다. 거기에 컨디션까지 너무 좋았고, 기분도 그냥 좋은 날이었다. 그러나 말이 씨가 된다고 했던가, 1교시에 학생들에게 시험이 하나가 아니라 두개를 봐야한다고 안내를 하면서, "인생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재밌는거 아니겠니"라고 말한게 원인이 된건지, 2교시와 3교시 모두 학생들끼리 다툼이 있었고, 4명의 학생이 울었다. 두명은 자기들끼리 싸우다가 억울해서 울었고, 두명은 혼나면서 나때문에 울었다. 결국 퇴근할때쯤 기분은 정말, 최악이었다. 그래도 힘든만큼 배우고 보람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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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감기의 관계에 대하여초보교사이야기 2019. 12. 3. 16:48
학교는 어떤 전염병이든 금방 유행한다. 학교가 예전보다는 (강남 등의 학군이 빡센 곳은 예전과 비슷하긴 하지만.) 학급 당 학생수가 줄어들었고, 학생 자체도 적어졌음에도 다른 공간에 비해 밀집도가 높아서 그런 듯하다. 또 형제, 자매가 한 학교에 다니는 경우가 흔해서 형이 아파서 쉬고 있는데 동생이 감기를 옮겨와 동생반에 감기를 유행시키는 경우도 흔하다. 이와 같이 사람에 의한 요인이 크긴 하지만, 학교라는 공간적 특성상 건조하고 먼지도 많아 호흡기 쪽에도 여러 영향을 주기도 한다. 지금 시간강사를 하고 있는 학교는 감기, 독감, 수두가 같이 유행하고 있다. 학생이 아프면 집에 보내서 쉬게 하면 되지만(물론 아파하는 학생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애들은 건강하게 방긋방긋 웃는 모습이 가장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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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졸업을 앞둔 6학년에게 하고싶은 말초보교사이야기 2019. 12. 1. 21:29
길어보였던 3주짜리 시간강사도 내일이면 3주차에 접어든다. 현재 4학년 영어와 6학년 도덕, 실과 교과를 가르치고 있는데, 확실히 졸업을 앞둔 6학년이 눈에 더 밟힌다. 겉으로 보기에는 대학생들과 큰 차이가 없는 학생들도 많지만, 속은 아직 여린 새싹처럼 연약하고 섬세한 학생들이 앞으로 사춘기와 중고등학생 시기를 잘 버틸지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된다. 4교시가 없다고 투덜거리는 학생들이 곧 중학생이 되면 7교시 시간표를 받게 될 것이고, 고등학생이 되면 교문 밖에 있는 시간보다 안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지게 될 것을 알까. 초등학교에서 보낸 6년의 시간과 중,고등학교에서 보낼 6년이 같지 않음을, 앞으로의 6년동안 많은 사람과 많은 일과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야한다는 것을 굳이 학생들에게 미리부터 겁을 줄 ..